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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참 치열하게 살아왔다는 생각이 든다. 감사본부에서 재무자문본부로 자리를 옮기던 그 무렵의 이야기다.
M&A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수험 시절이었다. 결과를 기다리며 손에 잡았던 미국 벤처업계에 관한 책 한 권이 시작이었다. 미국에서는 벤처캐피탈이 자금을 회수하는 길 중 하나로 IPO보다 M&A가 더 큰 자리를 차지한다는 대목이 있었다. 그 한 줄이 나를 자연스럽게 M&A 쪽으로 끌어당겼다.
그래서 회계법인에 들어갈 때부터 M&A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배정은 감사본부였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로 M&A부서로 옮기게 되었고, 비로소 그 일을 직접 경험하게 됐다.
지금이야 52시간이라는 법 덕분에 정규 근무시간을 대부분 지키지만, 그때만 해도 평균 퇴근시간이 밤 11시를 넘기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러고도 주말에 하루는 출근하는 생활을 이어갔다. 다시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렇게 살았나 싶은 생각마저 든다.
막연했던 동경
솔직히 막연했던 것 같다. M&A라는 단어를 들으면 뭔가 화려하고, 성공을 향해 다가가는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도 M&A를 하면서, 신문지상에 오르내리는 거래를 직접 해보고 클로징까지 경험해봤다는 것은 — 다시 생각해도 좋은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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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한 현실
M&A는 딜이 성사되어야 그간의 노력이 보상받는 구조다. 실제로 업무를 아무리 진행해도 결과가 완결된다는 보장이 없다. 그래서 여러 일을 동시에 끌고 가는 것이 당연시되는 조직이다.
내가 처음 M&A팀에 왔을 때, 부서는 M&A를 활발히 돌리고 있지 않았다. 수임을 위한 제안서 작업, 기존 딜을 위한 콜드콜을 포함한 마케팅 활동, 그리고 팀의 불안정한 수익성을 메우기 위한 용역업무까지 — 그 모든 것이 한꺼번에 돌아갔다.
거의 매일같이 새벽 2시, 3시에 퇴근할 때면 솔직히 '여기를 잘못 왔나'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러다 조금 쉬다 보면 마음이 가라앉고, 다시 현실로 돌아와 일을 이어가곤 했다.
무엇이 나를 다시 돌아오게 했을까. 약간의 막연한 성공에 대한 갈망, 그리고 하고 싶었던 일을 하고 있다는 막연한 자기만족 — 그런 복합적인 감정의 작용이 아니었나 싶다.
엄마한테 혼나고 난 다음 밥 먹는 느낌
매니저 직급 시절의 일이다. 고객은 채권자의 요청으로, 원하지 않는 매각거래를 진행해야 하는 처지였다. 그 사이에서 매각절차를 진행해야 하는 것이 자문사의 역할이었으니, 쉽지 않은 상황이 많았다.
절차를 진행하던 중 커뮤니케이션에 혼선이 생겼고, 그것을 기화로 고객사가 매각절차 진행 자체를 거절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나는 고객사를 직접 찾아갔다. 불만사항을 한껏 듣고 났더니, 고객이 "밥 먹고 가라"고 하셨다.
뭔가, 엄마한테 혼나고 난 다음에 밥을 먹는 느낌이랄까. 그 순간만큼은 솔직히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분간이 안 될 정도였다. 내색은 못 했지만, 마음이 참 어수선했다.
그때의 감정은 지금 생각해도 힘든 시간이었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그 고객이 내가 개업해서 나온 지금까지 이어지는 고객이 되었다. 그걸 보면 — 그때 내가 행동을 잘했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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