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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가 매출을 이겼다

Category
VC Trend
날짜
2026/06/25
Photo by Simon Kadula on Unsplash
2025년 매출 5.4억. 그마저 78%가 국가 R&D 과제 수입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는 지난달 시리즈A로 150억(누적 210억)을 받았습니다.
상식적인 재무로는 설명되지 않는 라운드입니다. 그래서 거꾸로 읽어봤습니다 — 투자받기 전에 무엇을 쌓아뒀길래 투자자가 이 가격을 냈을까. 이번 주 가장 또렷했던 시리즈A 사례, 카본식스(Physical AI / 산업용 로봇) 한 곳을 깊게 봅니다.
투자자는 매출이 없는 회사를 '앞으로의 이야기'로 평가합니다. 그 이야기를 지탱할 근거를 미리 만들어 둔 팀이 라운드를 가져갑니다.

이번 주, 돈은 어디로 흘렀나

지난주 국내 VC 자금에서 가장 눈에 띈 변화는 제조의 급부상이었습니다. 한 주 만에 비중이 47.4%까지 뛰며 YTD 대비 +22.5%p. 순수 AI 소프트웨어로 쏠리던 흐름이, 특허와 실증으로 검증된 딥테크·하드웨어로 옮겨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올해 누적으로 보면 제조·AI·로봇을 합친 이른바 "Physical AI" 축이 전체의 절반(~51%)을 차지합니다. 카본식스는 정확히 이 흐름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 회사입니다.
Photo by Redd Francisco on Unsplash

매출이 아니라 '세 축'이 라운드를 지탱했다

카본식스의 시리즈A를 거꾸로 뜯어보면, 라운드를 만든 건 매출이 아니라 세 가지였습니다 (해석).
풀스택 특허 삼각망 — 데이터수집(무동력 직접교시) → 범용 AI모델 → 로봇 HW를 잇는 등록특허를 설립 1.9년 만에 4건 확보했습니다. 카테고리를 '방어할 수 있다'는 증거입니다.
국가 R&D 비희석 자본 — 2025년 매출의 78%인 국가 R&D 4.27억으로 개발비를 지분 희석 없이 보전하면서, 동시에 기술 신뢰를 검증했습니다. (이 금액은 지분투자가 아니므로 라운드 210억과 합산하지 않습니다.)
대기업 파트너십과 팀 — 태림산업과의 자율제조·다크팩토리 MOU, 그리고 수아랩을 코그넥스에 2,300억에 매각한 창업자 이력이 '기술 자랑'을 '사업 경로'로 바꿔놨습니다.
매출이 없을 때, 밸류의 근거는 카테고리·팀·검증으로 스스로 만드는 것입니다.

재무를 열면 더 흥미롭다

영업손실 17.48억을 내면서도 부채비율 4.8% — 사실상 무차입 구조입니다. 외부 자본을 빚이 아니라 '검증된 지분 + 비희석 정부자금'으로 조달했다는 뜻입니다. 회계사의 눈으로 보면, 이 회사는 돈을 어떻게 끌어왔는가의 설계가 남다릅니다.
밸류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합니다. 공개된 표시 밸류(post-money 2,000억)는 산정 시점이 분명치 않고, 희석을 역산하면 600~750억 밴드로도 읽힙니다. 공식값과 추정값은 섞지 않는 게 맞습니다 — 다만 분명한 건, 카본식스가 매출이 아닌 다른 언어로 투자자를 설득했다는 사실입니다.
Photo by Sebastian Herrmann on Unsplash

그래서, 대표님이 지금 준비할 것

PMF(제품-시장 적합성) 이전 단계라면, 'forward-looking 밸류'의 근거를 직접 쌓아야 합니다. 카본식스가 보여준 3축은 그대로 체크리스트가 됩니다.
풀스택 IP — 핵심 기술 축을 등록특허로 방어 (재현 가능성 높음)
정부 R&D 비희석 자본 — TIPS·국가 R&D로 개발비 보전 + 기술 검증 (재현 가능성 높음)
대기업·금융기관 전략 파트너십(MOU·실증) — 매출이 없어도 사업성·레퍼런스를 증명 (재현 가능성 보통)
지금은 제조·딥테크로 자금이 쏠리는 timing이라 딥테크 창업자에게 유리합니다. 다만 거대 파운데이션 모델과 정면으로 부딪치기보다, 버티컬 응용(예: 커넥터 정밀조립)에서 양산 레퍼런스를 먼저 만드는 것이 더 안전한 길입니다. 상업 매출이 아직 초기(약 1.2억)라는 점은 카본식스에게도 남은 숙제이기 때문입니다.
좋은 라운드는 협상이 아니라 준비에서 나옵니다. 대표님의 다음 라운드는, 오늘 어떤 검증 이벤트를 시작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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